"토마스. 오늘 금요일인데 고기를 먹어도 될까?"
베드로가 술잔을 부딪치며 말한다.
"뭐 어때? 비싼 것도 아니고 치킨인데.."
토마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술잔을 들이킨다.
"사순시기인데.. 고해성사라도 보아야 할까봐?"
"베드로. 금육재는 사순시기만 지키는 게 아니라 일년 내내, 평생을 지켜야 하는 거야"
"사순절동안 지키면 되는 거 아니야?
"만14살 이상 세례를 받은 신자는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하는 거야. 베드로"
"아니, 토마스 금요일은 우리가 자주 만나 치맥을 하는 날이잖아?"
"그러면 그게 모두 금지된 행동이라는 거야?"
"거기다가, 사도회가 끝나면 우리는 의례 치맥을 하러 갔잖아. 신통이나 가마치로.."
"베드로, 그거 전부 고해성사 봐야 되는 거야.."
눈을 가늘게 뜨고, 말하는 토마스의 입에 장난스런 미소가 걸려있다.
"에이.. 회장님도, 심지어 신부님도 같이 드시며 아무말씀 없으셨는데?"
"장난치지 말고.."
베드로가 오른 손으로 이마를 긁적인다.
"이봐요 베드로 형제님!"
토마스가 심각한 표정의 베드로를 보고 술잔을 든다.
"금육재는 고기를 먹지 말라는 단순한 행위의 금지를 말하는 게 아니야.
예수님의 희생을 되새기고 잊지 말자는 의미지..
고기가 비싸고 먹기 힘들었던 시절에는 금육이 희생으로써의 의미기 있었고,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자신의 죄를 속죄하는 의미가 있었지..
우유, 계란, 생선은 금육재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 않아?
그러니까.. 치킨을 먹지 않는 것이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것으로 의미가 있을까?"
"이봐. 토마스.. 그러면 교회는 왜 지키지도 않을 금육재를 왜 지키라고 가르치는 거야?"
"베드로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신부님들 말씀을 다 듣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쫌.. 말씀하실 때 제대로 들어 베드로.."
"신부님께서 매번 사순시기에 금육재와 단식에 대해서 끝에 이렇게 말씀하셔..."
"어떻게?"
"금육과 단식은 예수님의 희생을 기억하는 의미가 있고,
금주, 금연, 선행, 자선, 가족기도로 대체할 수 있다고....."
"더 쉽게 말씀하시는 신부님은 금육과 단식의 결과로 아낀 돈을 자선을 위해 사용하라고 하시지."
"베드로가 헷갈릴 정도면 다른 신자들도 다들 헷갈릴거야.."
"그러니 너무 심각할 필요 없어. 치맥은 진리잖아?"
"인생은 다 고기서 고기고.. 크크크"
"그러면 왜 사람 헷갈리게, 규정을 복잡하게 이래도 된다. 저래도 된다. 하고 만든거야?"
"그럼 나 고해성사 안봐도 되는 거야?"
"안돼 베드로.. 베드로는 고해성사 봐야 될 것 같은데?"
"스스로 잘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마음 속에 죄책감이 남아 있다면 고해를 해야하지 않을까?"
"성금요일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는데..
그 이유가 베드로와 나를 위해서 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너무 복잡해 토마스."
"오늘 힘들었지? 베드로. 멀리 출장 다녀오고, 또 사도회까지 참석하느라고.. 수고 많았어.."
"사순절 기간이지만 치맥에 편하게 한잔하자고 꼬신건데..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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