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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2
글바치
2024. 2. 19. 07:02
진상 2
20240108
삼천리에서 우산동 롯데리아에 손님이 하차한 후, 콜을 받았다.
젊은 사람들은 카카오티 자동결재를 많이 이용한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탄다.
목적지는 무실동 롯데시네마 근처의 상가다.
두 사람은 다른 친구 이야기를 잠시하다 입을 다물고 각자 휴대폰을 본다.
"손님.. 제가 오늘 모셨던 이상한 손님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말로 풀어내지 않으면 속에서 병이 날 것 같다.
피부가 고운 남자 손님이 허리를 곧추 세운다.
"40대 중반의 여자 손님이 개를 안고 타셨는데.."
얘기를 시작한다.
"결국 요금이 비싸다고 시비를 하며 내리지 않아서 애 먹었습니다.
"요금이 얼마 나왔는데요?
"7,800원입니다. 이 시간에 차가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렸거든요."
"그 정도 거리면 요금 칠팔천원은 나오지 않나?
피부가 고운 학생이
얼굴이 하얀 여학생에게 묻듯 말한다.
"그렇게 많이 나온 것 같지는 않은데요?"
나를 배려하는 마음일까? 고마웠다. 마음도 조금 풀리고..
피부가 고운 남학생이 여학생을 보면서 이야기한다.
"제가 아르바이트 하는 편의점에도 진상손님이 있어요."
"다 먹은 사발면을 가지고 와서, 환불을 해달라고 해요"
여학생이 묻는다.
"어떻게 다먹은 사발면을 가지고 와서 환불을 해 달라고 하지?"
"공짜로 먹겠다는 심보지 뭐야?"
"그러면 화가나고 짜증나지 않아요?"
나도 아까 억지로 참았는데.. 젊은 친구는 더 할 것 같았다.
"어쩌겠어요. 편의점이나 택시나 서비스업이니 참아야죠."
젊은 친구가 참 생각이 깊다. 나보다 훨씬 심지가 깊다.
단계택지를 지나 지하도로 진입한다.
이야기의 물꼬를 터 놓았더니. 이젠 둘이서 이야기 한다.
"손님이 진상인건 그래도 나아. 직원이 진상이면 정말 힘들어."
"아니. 손님이 진상인 것은 이해가 가는데.. 직원이 무슨 진상짓을 해요?"
혼자서 일을 하는 나는 상상이 안된다.
"아르바이트하던 것을 인수인계 해줘야 하는데..
어제 이야기 했던 것을 오늘 또 다시 이야기 해줘도 몰라요."
남학생은 무언가 아는지..
"그럼 주방에서 깍두기나 썰게하면 되지?"
"그게 깍두기 써는 것도 제대로 못하니까 그렇지."
참 성실한 학생들 같다. 공부하기도 힘들텐데..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공부를 하다니..
아르바이트나 택시기사나 삯을 받고 고객을 대한다.
남다른 사람들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는 분들을 위해.. 또 나를 위해
기도를 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은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라"하신 그 분께..
가볍고 기쁜 멍애를 주십사 청한다.